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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칼럼 | 윈도우 폰 7과 미고 OS의 불확실한 미래

글로벌 칼럼 | 윈도우 폰 7과 미고 OS의 불확실한 미래

단정적인 예언이 요구된다면 필자는 윈도우 폰 7이 출시 예정일 6개월 전에 이미 실패 예고돼 있다고 말할 것이다. 그리고 노키아-인텔의 미고(MeeGo) 운영체계는, 출시되긴 한다면, 출시되자마자 사장될 것이라고 말할 것이다.

 

윈도우 폰 7

MS는 대안들에 투자하고 있는 듯하다. 우선 윈도우 폰 7부터 시작해보자. 윈도우 폰 7에 대해 MS는 올해 초 윈도우 모바일 플랫폼을 잇는 후속 OS라고 떠들어댔는데 그 후로는 이에 대해 이렇다 할 소식이 없다. 최근의 한 컨퍼런스에서는 아이폰을 꺾겠다는 원대한 희망을 거의 외면해버린 듯 했다. 복사 및 붙여넣기 기능 지원에 대한 추가 소식도 없다. 그 와중에 MS는 3가지 다른 모바일 운영체계를 발표했다.

 

만약 윈도우 폰 7이 MS가 말한 것처럼 윈도우 모바일을 탈피한 후속작이라면, 다시 말해 MS를 21세기로 이끌어줄 전혀 새로운 모바일 OS라면, MS는 왜 윈도우 폰(주목을 별로 받지 못한 킨 폰)과 윈도우 엠베디드 핸드헬드 OS를 출시했을까?

 

MS의 한 대변인은 윈도우 엠베디드 핸드헬드 OS는 윈도우 모바일 6.5 전용 디바이스를 이용하는 기업들을 위한 연속성을 제공하려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윈도우 폰 7은 윈도우 모바일의 애플리케이션을 실행하지 않는다. 따라서 개발자들은 윈도우 폰 7로 전환해 이에 맞게 애플리케이션을 다시 만들든가, 아니라면 자신들의 전문 레거시 디바이스를 계속 이용해야 한다.

 

윈도우 컴팩트 엠베디드 7(Windows Compact Embedded 7)은 하드웨어 업체가 실버라이트 등의 윈도우 기술에 기반하여 시그니처 리더나 셋톱 박스 등의 특수 디바이스를 제작하도록 하는 OS이다. 대다수 기업들은 이를 위한 자체 애플리케이션을 이론 상으로는 개발할 수 있지만 그렇게 하진 않을 것이다.

 

윈도우 엠베디드 핸드헬드는 기업들이 자체 개발한 기존 윈도우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을 사용할 수 있도록 하는 휴대형 기기와 스마트폰을 위한 윈도우 모바일 후속 제품이다.

 

그러면 윈도우 폰 7은 무엇에 쓰는가? 주장에 따르면 소비자 및 기업을 아우르는 폭넓은 기반의 OS로서 올해 가을 양산 예정이다(MS 동영상에 따르면 10월이라고 하지만 MS는 이를 확인해주려 하지는 않을 것이다). 2가지 엠베디드 OS는 전문 용도이고 이미 출시된 킨 OS는 사교 전용으로 젊은 성인을 겨냥한다.

 

헷갈리지 않은가? MS가 아이들을 위한 별도의 소비자 OS와 전문 및 레거시 휴대기기를 위한 '과거와의 연속성'을 가진 별도의 기업 OS를 제작하기로 했다는 것 자체가 윈도우 폰 7에 대한 신뢰를 잃게 만든다. 그렇다면 윈도우 폰 7의 역할은 게임에서 제일 먼저 죽어나가는 그렇고 그런 '엑스트라'에 불과한 것은 아닐까?

 

MS는 이 모바일 OS들을 상이한 요구에 부응하기 위한 전략으로서 배치한다고 한다. 하지만 MS 스스로 윈도우 폰 7에 확신을 잃어버렸고 그에 따라 어떤 보강을 하고 있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

 

인텔은 안드로이드에 투자하고 미고는 지지부진

인텔 역시 모바일 OS 전선에서 자신의 투자에 헤지를 하고 있거나 조용히 새로운 경주마에 배팅하고 있는 듯하다.

 

인텔은 올 겨울 모블린 모바일 리눅스 사업을 접고 노키아와 합세해 새로운 모바일 OS(MeeGo) 개발에 뛰어들었다. 이는 모블린을 노키아가 개발 중인 마에모(Maemo)와 결합시킨 것이다. 마에모는 노키아의 존재감 없는 OS심비안의 후속작으로 예정된 OS였다.  

 

독자들은 모블린이나 마에모 프로젝트가 시급을 다투며 진행되지만은 않았다는 사실을 이미 눈치챘을 것이다. 컨퍼런스는 시도 때도 없이 했지만 이렇다 할 소득은 없었다.  

 

아울러 인텔이 올 여름 구글의 새로운 안드로이드 OS 2.2(Froyo)를 x86 칩 아키텍쳐에 이식할 거라는 말도 나온다. 이는 인텔이 태블릿과 어쩌면 넷북 시장에서 안드로이드에 크게 중요성을 부여하고 있다는 말밖에 되지 않는다. 인텔은 자신의 아톰 칩이 이들 디바이스를 구동하도록 하고 싶은 것이다.

 

참고로 당초 안드로이드는 HTC 드로이드 인크레더블 내의 퀄컴의 스냅드래곤과 출시 예정인 모토롤라의 드로이드 X 내의 텍사스 인스트루먼트의 OMAP3630 같은 ARM 아키텍처 칩용으로 개발됐다.

 

여기에서 미고(MeeGo)의 기어가는 듯한 개발 속도와 인텔이 안드로이드와 관련해 움직이는 속도를 비교해보자. 인텔이 미고를 정녕 중요한 OS로 생각한다면 이를 비중 있게 추진할 것이다.

 

미고는 대부분의 표준적 프로젝트에서 볼 수 있는 느릿한 속도를 유지한다. 미고를 위한 최초의 코어 플랫폼 릴리즈가 지난 5월 넷북용으로 나왔고 휴대 기기용의 최초 코어 릴리즈는 아마 이번 달 선보일 것이다.

 

인텔은 지난 6월 29일 태블릿용 미고의 프리-알파 버전 동영상을 공개했다. 여기에서는 터치 기능을 소개하고 있다. 예상컨대 10월은 돼야 코어 릴리즈에서 터치 인터페이스를 지원할 것으로 보인다).

 

미고 OS는 매 6개월마다 소프트웨어 개선이 이루어질 예정이다. 사용자, 하드웨어 업체, 소프트웨어 개발자를 위한 넓고도 유연한 기반이 조성되기까지 몇 년 걸릴 거라는 의미다.

 

최근 노키아는 향후 모든 N 시리즈 휴대기기에 미고를 채택할 거라고 말했다. 그러므로 미고가 의미 있을 만큼 살집이 충분히 붙을지, 또 노키아 이외의 누군가가 이를 채택할 지는 2011년까지 알게 될 것이다.

 

윈도우 폰 7과 미고의 운명은?

애플이 아이폰을 앞세워 모바일 세계를 강타한지 4년이 흘렀다. 테크놀로지에 있어서는 긴 시간이다.

 

윈도우 폰 7과 미고에 있어서 무작정 뛰어들고 보자는 생각은 이미 불확실한 도박이 돼버렸다. 잡다한 '모바일 윈도우'들로 시장을 교란하는 것은 MS에게 실패를 보장하는 것이나 다름 없어 보인다.

 

미고를 수년에 걸쳐 점진적으로 발전시킨다는 것도 마찬가지로 실패의 보증수표 아닐까? 그리고 인텔이 안드로이드를 x86에 이식하는데 있어 보여준 재빠른 움직임은 인텔이 미고 도박이 실패할 것을 이미 점치고 있다는 것으로 여겨진다.

 

안드로이드가 아이폰을 바싹 따라붙기까지 2년이 걸렸다. 첫발을 내디뎠을 당시 시장은 여전히 불확실하고 실험적인 곳이어서 불완전함에 대한 관대함이 더했다. MS와 심비안은 윈도우 모바일 6과 심비안/마에모로 몇 해를 낭비했다. 지금까지의 모든 징후들로 보건대 윈도우 폰 7과 미고로 다시 한번 시간을 낭비할 것으로 보인다. editor@id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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