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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칼럼 | 우리는 왜 구글을 신뢰하는가?

글로벌 칼럼 | 우리는 왜 구글을 신뢰하는가?

이러한 의문이 생소한 것은 아니다. 지난 주 클라우드 컴퓨팅에 대한 한 칼럼을 읽으면서 필자는 우리가 왜 구글의 클라우드가 다른 것보다 더 신뢰할 만하다고 느끼는지 깊은 의문이 생겼다.  

 

구글처럼 클라우드 컴퓨팅에 열심인 회사도 없다. 지메일부터 구글 독스, 구글 앱스 등등 여러 서비스가 있다. 이들은 모두 우리가 찾고 있는 것은 무엇이든 뱉어 내고, 우리가 생성하는 어떤 문서든 처리해 주고, 이메일과 IM 메시지를 보내도록 되어 있는 부정형의 프로세싱 덩어리와 원격 리소스 프레임워크에 기반을 둔다.

 

그리고 사람들에게는 수많은 다른 클라우드 서비스 제공업체와 다르게 클라우드만큼은 구글이 제격이라는 인식이 있다. 다른 업체들에게는 의심의 눈초리만 보내면서 말이다.  

 

구글의 ‘악해지지 말자’는 기업 모토는 한번쯤 들어봤을 것이다. 하지만 중국에서의 검열로부터 최근에 인근 와이파이 네트워크를 감지하고 이의 목록을 작성한 구글의 스트리트 뷰 차량에 이르기까지 이 모토는 거듭 시험대에 오르고 있다. 구글은 스트리트 뷰 차량건은 어쩌다 보니 그렇게 된 것이라고 둘러대고 있지만, 논란은 쉽사리 누그러질 기세가 아니다.

 

그럼에도 구글의 행보는 거침이 없다. 아랑곳하지 않고 구글 플레이스를 위해 특정 공공 장소나 시설에 카메라를 배치하고 있다. 이제 저녁 식사를 하러 나가기 전에 레스토랑의 내부를 볼 수 있게 될 것이다. 대부분의 사람들에게 더할 나위 없이 반가워만 보인다. 그런데 만약 마이크로소프트나 오라클이 이와 똑같은 일은 한다면 사람들의 반응이 어떨까? 무턱대고 좋아하기만 할까? 아니라면 작은 눈을 반짝거리는 퉁명스런 오라클 직원을 보고 즉시 그를 쫓아내버릴까?

 

어찌됐든 구글은 나쁜 짓을 하지 않는다는 인상을 세계에 심어주었다. 오늘날 인터넷의 최강자로 군림하고 있다는 사실에도 불구하고 말이다. 상이한 기업 정신을 가진 회사라면 안하무인이 될 수도 있는 위치이다.

 

하지만 구글은 태연했고 거만하게 행동하지 않았다. 엉성하기로 이름난 홈페이지에는 광고와 자질구레한 것들이 아예 없다. 너무 많은 사랑을 받는 디자인이어서 구글이 마이크로소프트의 빙 검색엔진 비슷한 배경 이미지를 며칠 전 도입하자 인터넷에서 난리가 났고, 이는 이내 취소되었다. 하지만 배경 이미지에 대한 비난은 음식의 질에 대해 간수에게 소리를 지르는 것 같은 느낌이다. 푸딩이 걸쭉해졌다고 한들 감방에 갇힌 상태이긴 매한가지다.

 

최근 필자는 페이스북이 사용자에 대해 얼마나 많은 것을 알고 있는지 지적한 적이 있다. 하지만 구글 역시 마찬가지다. IP 정보를 바탕으로 기본적으로 사용자가 하는 검색이 무엇인지 알고 있으며, 구글 툴을 이용해 사용자가 하는 모든 것을 안다. 여행을 할 계획이라고? 구글 맵스와 길찾기를 이용한다면 행선지가 어디인지, 그곳에 어떻게 갈 것인지를 안다. 이 정보를 지메일 계정의 메시지에 있는 키워드와 상관시키면 시간, 동행인, 특정 목적지를 정할 수 있다. 스마트폰에서 구글 맵스를 쓰면, 기술적으로, 현재 위치도 추적할 수 있다.

 

정부의 감시, 기웃거리는 상사, 해커 등 다른 수많은 침입 행위에 대해서는 과대망상적 반응을 보이면서도 구글에 대해서 만큼은 너그러운 것이 경이롭기만 하다. 사탕을 받았으니 대가로 상당 수준의 프라이버시를 넘겨주고는 설마 우리를 배신하겠느냐며 무작정 믿어버리는 것이다.

 

우리가 구글을 이토록 신뢰하는 것은 아마도 과거에 구글이 보여준 착한 행동 때문이리라. 돈을 벌 수 있었음에도 그렇게 하지 않았고 여기저기서 오픈소스를 지원했고 직원들에게 파격적인 부수입을 안겨주었다. 이따금 우리는 기겁을 하면서 “앗, 저건 나쁜 짓 같은데.”라고 말했다. 그렇다고는 하나 엄밀히 말해 구글은 대외적 이미지를 망가뜨릴 만큼 못된 짓을 하지는 않았다. 마이크로소프트나 심지어 애플에 대해 이런 말을 한다면, 한마디로 웃기는 소리일 것이다.  

 

아울러 언제든 이용할 수 있다는 점도 유리하게 작용했다. 도대체 구글 검색이 안되거나 정지하는 것을 본 적이 언제쯤이었던가? 일부 애플리케이션, 특히 지메일이 좀 엉망이긴 했지만 구글의 메인 페이지는 언제나 서비스 상태였고 만족스러울 만큼 빨랐다. 이러한 나무랄 데 없는 신뢰감 때문에 사람들은 자신의 세부 정보, 문서, 이미지, 동영상 등에 있어 다른 누구보다 구글을 신뢰하는 것 아닐까?

 

필자는 클라우드를 신뢰하지 않는다. 앞으로 신뢰할 수 있을지도 알 수 없다. 하지만 필자는 지메일 계정이 있고, 구글 맵스와 여타 다양한 구글의 툴을 항상 쓴다. 진화해가는 인터넷의 현 시점에서 그렇게 하지 않을 도리가 없다. 우리의 정보를 관리하는 자들이 올바르게 행동하여 진정으로 신뢰할 만하기를 바랄 뿐이다. 단지 바라는 것 말고 우리가 뭘 할 수 있겠는가?  editor@id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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